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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전주 남부시장: 문화관광형 시장의 디지털화 실험

by info-blog-go 2025. 4. 18.

1️⃣ 문화관광형 시장의 정체성: 전주 남부시장의 특수성

전주 남부시장은 일반적인 전통시장과는 다른 독특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조선 시대부터 이어져 온 역사를 기반으로, 단순한 물품 거래의 공간을 넘어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변모한 사례다. 특히 청년몰 조성과 주말 야시장, 체험형 프로그램 등의 도입으로 전통시장의 재해석과 도시 재생의 성공 모델로 손꼽히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외부 관광객뿐 아니라 지역 청년, 창작자들의 유입을 촉진했고, 시장 자체를 하나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전환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 중심 전통시장 역시 디지털 전환의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전통시장이 가진 물리적 한계와 인지도 확장 문제는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으며, 특히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관광객 유입 확대, 모바일 기반 정보 접근성 개선이 새로운 과제가 되었다. 전주 남부시장은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화’를 새로운 도전으로 삼았다. 이는 단순한 판매 채널 추가가 아니라, 문화와 전통, 관광 요소를 디지털 환경과 융합하려는 실험적 시도였다.

 

 

2️⃣ 디지털 실험의 시작: 온라인 콘텐츠와 플랫폼 개발

전주 남부시장의 디지털 전환 실험은 다방면에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시도는 온라인 콘텐츠화 전략이다. 지역 청년 창업자들과 협력해 시장 상인의 스토리를 담은 브이로그 콘텐츠, 상점 소개 영상,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 등을 유튜브와 SNS에 지속적으로 업로드하고 있다. 이는 전통시장이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닌, 경험과 이야기가 있는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소비자와의 정서적 연결을 시도하는 방식이다.

또한, 전주시와 남부시장 상인회는 ‘남부시장 전용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 구축을 통해 전통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이 앱에는 상점별 소개, 실시간 행사 정보, 관광 추천 코스, 예약 기능, 리뷰 시스템 등이 탑재되어 있으며, 실제 방문객들의 편의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관광객들은 이 앱을 통해 시장 내 숨은 명소나 문화공연 일정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어, 계획적 소비와 방문이 가능해졌다는 반응이다.

이러한 디지털 실험은 전통시장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온라인 공간으로 확장시키는 시도이며, 특히 문화관광형 시장이라는 특수성 덕분에 차별화된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주 남부시장: 문화관광형 시장의 디지털화 실험

 

3️⃣ 상인과 방문객의 반응: 참여와 변화의 온도차

디지털화 실험에 대해 상인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일부 상인들은 온라인 콘텐츠 제작에 직접 참여하거나, 스마트폰을 활용한 앱 주문을 시도하는 등 변화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청년몰에 입점한 상인들은 디지털 친화적 성향을 바탕으로, 자신의 매장을 인스타그램, 유튜브 쇼츠 등으로 홍보하며 고객과의 연결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은 남부시장의 문화적 요소와 자신의 브랜드를 결합해 브랜딩 전략까지 확대하는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반면, 기존의 고령 상인들은 여전히 디지털 접근성의 한계를 호소한다. 상품 등록, 온라인 문의 응답, 콘텐츠 제작 등은 익숙하지 않은 작업이며, 시간과 인력 부족으로 참여 자체가 어려운 현실도 존재한다. 또한 일부 상인들은 "온라인보다는 발로 오는 손님이 진짜 손님"이라는 전통적 마인드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은 온도차는 시장 전체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디지털화에 대한 만족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특히 외지 관광객들은 사전 정보를 앱과 SNS를 통해 획득하고, 시장 방문 시 디지털 지도를 따라 이동하거나 체험 예약을 진행하는 등 스마트한 소비패턴을 보이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디지털화가 실질적으로 시장 이용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4️⃣ 지속 가능한 디지털화의 조건: 공동체 기반 생태계 조성

전주 남부시장의 디지털 실험이 일회성 시도로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술 기반만큼이나 사람 중심의 운영 체계가 필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콘텐츠 제작과 플랫폼 운영이 지속되기 위해선 상인, 청년 창작자, 지역 사회 간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과 교육 시스템도 함께 구축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상인 대상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콘텐츠 제작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촬영 장비 대여, 촬영 공간 지원, 콘텐츠 편집 교육 등을 운영할 수 있다. 또한, 청년몰과 전통상가 간의 콘텐츠 교류 프로그램을 마련해 상호간의 이해와 디지털 참여율을 높이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이와 함께, 지자체는 단기 예산 투입에 그치지 않고, 시장 자체가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디지털 운영 인프라와 자생적 생태계를 마련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전주 남부시장의 디지털 전환은 전통시장이라는 물리적 공간이 ‘디지털 문화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모델로서 주목받고 있다. 문화와 전통, 현대 기술의 조화 속에서 공동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할 때, 남부시장의 실험은 한국 전통시장의 미래를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 마무리 요약

전주 남부시장의 디지털화는 단순한 전자상거래 도입을 넘어, 문화관광형 시장이라는 특수성을 살려 다양한 디지털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 실험은 상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변화의 기회를 제공하며, 앞으로 지속 가능한 디지털 전환을 위해 공동체 기반 협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