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문시장 앱 도입, 상인들의 반응은?

1️⃣ 디지털 전환의 출발점: ‘서문시장 앱’ 도입 배경

대구 서문시장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전통시장 중 하나로, 오랜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지만, 시대 변화에 따라 디지털화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대두되어 왔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쇼핑 수요가 폭증하면서, 오프라인 중심의 전통시장이 급격한 매출 하락을 겪자, 온라인 채널 확대가 생존 전략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대구시와 관련 유관기관은 ‘서문시장 모바일 앱’ 개발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되었다.

서문시장 앱은 단순한 상품 소개에 그치지 않고, 상점별 상품 검색, 위치 안내, 주문 및 예약 기능, 전통시장 특화 쿠폰 제공 등의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앱의 목적은 단순히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만들기 위함이 아니라, 오프라인 방문을 유도하고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강화하는 디지털 도구로서 역할을 하는 데 있다. 대구시는 이 앱을 통해 서문시장을 ‘스마트 전통시장’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2️⃣ 상인들의 초기 반응: 기대와 혼란 사이

앱이 공식 출시되자, 서문시장 상인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상인층은 긍정적 반응을 보이며, 앱을 통한 새로운 고객층 유입과 홍보 효과를 기대했다. 특히 SNS를 이미 활용하고 있던 상점들은 앱에 상품을 등록하고, 알림 서비스를 통해 기존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인 활용 의지를 보였다. 스마트폰 기반 서비스에 익숙한 상인들에게는 앱이 추가적인 판매 창구이자, 마케팅 수단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반면, 고령의 상인들 사이에서는 적응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상품 등록, 가격 수정, 예약 주문 관리 등 일련의 디지털 작업이 낯설고, 고객 문의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이 기존 상인들의 업무 흐름과 충돌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었다. 일부는 "장사도 바쁜데, 앱까지 관리해야 하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고, 사용법 자체를 이해하기 어려워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처럼 서문시장 앱의 도입은 상인들의 세대별, 디지털 적응도에 따라 큰 반응 차이를 보이는 대표적인 디지털 전환 사례로 평가된다.

 

 

3️⃣ 실제 성과와 변화: 앱이 가져온 시장의 변화

서문시장 앱이 도입된 지 수개월이 지난 현재, 일부 상점은 실제 매출 증가와 고객 문의 증가라는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특히 명절이나 행사 기간, 앱을 통해 미리 상품을 예약하거나, 원하는 시간에 방문 픽업을 예약하는 서비스는 바쁜 소비자들에게 유용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고객의 시장 방문 횟수도 증가했고, 오프라인 구매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도 만들어졌다.

또한 앱을 통해 시장 전체의 지도와 길 찾기 기능이 활성화되면서, 처음 방문한 고객도 쉽게 목적 상점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이는 기존에 자주 지적되던 시장 구조의 복잡성과 길 찾기 불편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 실제로 "앱을 보고 찾아왔다"는 고객의 비율이 증가하면서, 상인들도 점차 디지털의 효과를 체감하기 시작했다. 특히 앱에서 제공하는 상점 리뷰 시스템은 고객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서비스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앱 하나로만 이뤄진 것이 아니라, 대구시와 소상공인지원센터가 꾸준히 진행한 디지털 교육, 콘텐츠 제작 지원, 마케팅 연계 사업과 함께 시너지를 낸 결과이기도 하다.

 

 

4️⃣ 앞으로의 과제: 지속가능한 디지털 운영 체계 필요

하지만 서문시장 앱의 성과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첫째로는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와 앱 유지관리 문제다. 앱이 출시 초기에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상점의 상품 정보가 오래되거나, 비활성화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고객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기적인 정보 갱신 체계와 전담 인력 운영이 필요하다.

둘째는 상인 교육의 고도화와 맞춤형 지원이다. 고령 상인을 위한 1:1 교육, 음성 안내 기능 도입, 간편 등록 시스템 등 기술적 장벽을 낮추는 사용자 중심 설계가 필요하며, 이러한 노력이 병행될 때 상인의 참여율도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일부 상인은 여전히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신뢰 부족을 보이고 있어, 실제 성공 사례를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공동 마케팅을 통해 자발적인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는 지역사회와 연계한 지속 가능한 생태계 조성이다. 서문시장 앱은 단기적 프로젝트가 아닌 장기적 플랫폼으로서 기능하기 위해, 지역 대학, 청년 창업자, IT 기업과의 협력 구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연계는 단순한 기술 지원을 넘어, 콘텐츠 기획, 앱 유지보수, 리뷰 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지속 가능한 운영 시스템을 만드는 기반이 될 수 있다.

 

 

✅ 마무리 요약

대구 서문시장의 모바일 앱 도입은 전통시장이 디지털 시대에 어떻게 적응해 나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앱을 통한 새로운 고객 접점의 확보, 상인 교육의 확대, 그리고 시장 활성화에 기여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앞으로도 기술과 사람의 간극을 줄이는 노력이 병행될 때, 서문시장은 진정한 스마트 전통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