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광장시장의 정체성 유지: 전통의 가치와 문화적 자산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광장시장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상설 시장 중 하나로, 1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한다. 한복, 천, 수예, 건어물 등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며, 특히 먹거리 골목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유명한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광장시장은 단순한 상거래 공간을 넘어, 문화적 자산과 전통이 녹아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다른 시장과 차별화된다.
그러나 도시가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전통만으로는 더 이상 시장의 지속 가능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며, 광장시장 또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시장의 가장 큰 고민은 **‘전통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현대 소비자들의 요구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였다. 이에 따라 시장 운영자와 상인회는 정체성을 지키되, 유연한 변화를 수용하는 전략을 선택하게 된다. 그 첫 번째 해답은 바로 디지털 전환이었다.
2️⃣ 온라인 진출의 발판: ‘광장시장 온라인몰’과 배달 시스템 도입
광장시장의 디지털화는 **‘온라인몰 구축’**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2021년부터 본격 운영된 **‘광장시장 온라인몰’**은, 시장 내 인기 점포를 선별해 제품을 촬영하고 소개하며, 직접 택배 배송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는 데 집중했다. 이때 상인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사진 촬영, 상품 등록, 고객 응대 등은 전문 인력을 파견하여 대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고, 이는 상인들의 초기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
또한 시장 내 일부 먹거리 상점은 배달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해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과거엔 시장 음식을 사려면 직접 방문해야 했지만, 이제는 모바일 앱을 통해 손쉽게 주문이 가능하다. 이는 특히 젊은 소비자층의 시장 유입을 증가시키는 촉매제가 되었으며, 일부 점포는 오프라인 매출보다 배달 매출이 더 높은 날도 있을 정도로 변화가 뚜렷했다.
온라인몰 외에도, 온누리 전통시장몰과의 연동을 통해 더 많은 고객 유입을 노리고 있으며, 이를 위해 상인회는 지속적으로 신규 점포를 모집하고, 디지털 장비 및 교육을 지원하는 등 자체적인 운영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 단순히 온라인으로 판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광장시장이라는 브랜드를 온라인에서도 일관되게 유지하려는 노력은 디지털 전환의 품격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3️⃣ 상인의 변화와 교육: 디지털 적응력 향상을 위한 시스템 구축
광장시장의 디지털 전환은 단순히 시스템만 갖추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진정한 디지털 전환이 되기 위해선 상인들의 디지털 적응력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광장시장은 정기적인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상인회 차원에서도 젊은 인턴이나 디지털 도우미를 채용해 상인들과 1:1로 매칭하여 실습 위주의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초기에는 스마트폰 사용조차 어려워하던 고령 상인들도 반복적인 현장 교육과 실습을 통해 점차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실제로 온라인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직원 도움 없이 스스로 상품을 포장하고 발송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일부 점포는 자체적으로 SNS를 운영하거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시장 일상이나 제품 리뷰를 공유하면서 시장과 소비자 간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상인의 인식 변화, 즉 시장도 시대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이는 향후 다른 전통시장으로도 파급될 수 있는 긍정적인 선례로 작용할 것이다.
4️⃣ 지속 가능한 디지털 전환: 광장시장 모델의 전국 확산 가능성
광장시장의 디지털 전환 모델은 ‘단기성과’보다는 ‘지속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지 온라인몰을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상인 교육 ▲운영 시스템 개선 ▲소비자와의 신뢰 구축 ▲시장 고유 브랜드 유지 등 복합적인 전략이 유기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광장시장처럼 관광 수요가 많은 전통시장은 글로벌 소비자 대상의 디지털 확장 가능성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해외 결제가 가능한 다국어 쇼핑몰 시스템, K-푸드 체험 키트 구성, 글로벌 SNS 채널 연계 등의 전략이 도입되면, 단순한 전통시장을 넘어 한류와 접목된 K-마켓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
정부나 지자체가 이 모델을 벤치마킹해 지역 거점형 디지털 전통시장을 육성한다면, 광장시장은 전국 전통시장의 혁신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전통을 지키면서도 기술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이다. 광장시장의 사례는 그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으며, 이는 다른 시장에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 마무리 요약
서울 광장시장은 전통을 보존하면서도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길을 성공적으로 개척해낸 대표적인 전통시장 디지털 전환 사례이다. 단순한 시스템 도입이 아닌 상인 중심의 변화, 지속 가능한 교육, 브랜드 유지 전략까지 고루 갖춘 이 모델은 전통과 기술의 공존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훌륭한 본보기라 할 수 있다. 다른 전통시장들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광장시장은 충분히 강력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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