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단기성 이벤트 위주의 정책 — 지속 가능성 부족이 만드는 허상
지자체와 중앙정부는 매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전통시장 페스티벌 ▲특산물 직거래 장터 ▲온누리상품권 할인 이벤트 등 단기성 이벤트 위주의 소비 촉진 사업이 있다. 이처럼 눈에 띄는 이벤트는 잠시 매출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지만, 이후에는 다시 원래 수준으로 회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이는 지속적인 시장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이벤트성 정책이 상인들에게 지속적인 경영 개선 노력보다는 정부 지원 의존도를 높이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부 시장에서는 행사가 끝난 후 고객 유입이 급감하면서, 오히려 상인들 사이에서 “정부 행사가 없으면 장사가 안 된다”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다. 이는 자립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해야 할 전통시장에 역행하는 흐름이다. 따라서 정책의 지속성, 반복성, 구조적 접근이 없다면 진정한 의미의 전통시장 활성화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 2. 소비자 관점 미흡 — MZ세대와 1인 가구의 유입 실패
많은 활성화 프로젝트는 여전히 전통시장을 “보존” 또는 “지원”의 대상으로만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시장 경쟁은 소비자 중심의 경험 설계가 핵심이다. 특히 MZ세대, 1인 가구, 디지털 네이티브 소비자층을 고려한 전략이 부족한 것이 전통시장 정책의 큰 맹점 중 하나다. 이들은 가격만큼이나 편의성, 디자인, 브랜드 스토리, 소셜미디어 접근성을 중시하는데, 대부분의 시장은 이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다.
예를 들어, MZ세대는 시장을 단순히 ‘물건을 사는 장소’가 아니라, 즐길 수 있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하길 원한다. 하지만 현재의 전통시장은 좁은 골목, 불편한 결제 시스템, 노후화된 환경으로 인해 젊은 소비자의 발길을 끌기 어렵다. 또한, 온라인 구매가 일상이 된 시대에, 검색이 안 되는 전통시장 상품, 리뷰가 없는 상점, SNS 연동이 안 되는 이벤트는 시대적 흐름에서 완전히 소외되어 있다. 소비자 중심의 사용자 경험(UX) 설계가 빠져 있는 한, 전통시장은 젊은 세대와 점점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 3. 상인의 참여 부족 — 디지털 전환의 형식화와 현실 간극
정부의 디지털 전통시장 사업은 전국 곳곳에서 진행 중이지만, 형식적 디지털화가 많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키오스크 설치나 온라인 몰 입점이 완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를 사용하는 상인이 거의 없거나, 시스템 자체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상인의 참여 부족과 디지털 역량 미비에서 기인한 문제다.
특히 고령 상인 비중이 높은 시장에서는 디지털 전환이 현실에서 작동하기 어렵다. 정부는 장비 설치나 인프라 구축에는 예산을 투입하지만, 지속적인 교육, 맞춤형 컨설팅, 디지털 전담 인력 배치 등 실제적인 지원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상인들이 스스로 새로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려면, 단순한 교육을 넘어 일대일 멘토링, 현장 실습, 반복 학습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외형적 성과 중심의 디지털화는 결국 활용률 저조와 낭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4. 개선 방향: 지속 가능한 참여 기반 구조 필요 — 상생형 디지털 생태계 구축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단순한 ‘행사’나 ‘지원금’이 아니라, 시장 내부의 변화 동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구조 설계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개선 방향은 ▲상인 중심의 자율적인 참여 구조 ▲소비자 중심의 UX 설계 ▲지자체 간 성공 사례 공유 및 확산이다. 특히 지속 가능한 디지털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상인, 소비자, 지자체, 기술 제공 기업이 함께하는 협력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성과 중심이 아닌 ‘변화 중심’의 정책 평가 방식도 정립되어야 한다. 얼마나 많은 키오스크를 설치했는지가 아니라, 실제로 얼마나 많은 상인이 이를 활용하고, 매출로 이어졌는지가 핵심 지표가 되어야 한다. 나아가 청년 창업자 유입, 관광 연계 콘텐츠 개발, 지역대학과의 협업 등 외부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상생형 모델을 통해 전통시장 자체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즉, 지금 필요한 건 ‘더 많은 지원금’이 아니라 더 스마트한 정책 설계와 지속 가능한 협력 구조다.
✅ 마무리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는 오랜 기간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지만, 단기성·형식성·공급자 중심의 한계로 인해 지속 가능한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한 지원이 아닌, 상인과 소비자가 모두 체감할 수 있는 구조 중심의 전략, 그리고 지역 주도형 디지털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진짜 변화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시작되며, 참여가 없으면 어떤 정책도 의미가 없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음 단계는, 외형적인 변화보다 내부 역량을 키우는 뿌리 깊은 변화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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